황실 회의는 세 시간째였다.
안건은 하나였다. 황후가 제출한 이혼 서류를 황실 법전 제4조에 따라 접수할 것인가, 아니면 법전에 없는 사유이므로 반려할 것인가. 재상 발렌은 반려를 주장했고, 법무관은 접수를 주장했고, 나머지 다섯은 황제의 입을 보고 있었다.
카이엔은 회의 내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리에트는 회의에 참석할 권한이 있었고, 참석했고, 역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침묵은 다른 종류였다. 그녀는 결론을 알고 있었고, 그는 결론을 미루고 있었다.
「폐하.」
발렌이 세 번째로 불렀을 때 카이엔은 서류에서 눈을 들었다.
「법전에 사유가 없다면 사유를 추가하면 됩니다. 황후 폐하께서 원하신다면 개정안을 올리겠습니다.」
법무관의 말이었다. 발렌의 얼굴이 굳었다. 리에트는 발렌을 보지 않았다. 카이엔을 보았다.
「황실은 사사로운 이유로 법을 바꾸지 않는다.」
카이엔이 말했다.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그것은 접수도 반려도 아니었고, 리에트가 아는 한 그가 지금까지 한 말 중 가장 그다운 말이었다.
「그러니 법전 안에서 사유를 찾아라. 찾으면 접수하고, 못 찾으면 다시 올려라.」
리에트는 그 문장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이었다. 그 자신보다 더 오래.
5화입니다. 이번 화 대사 하나는 끝까지 갑니다. 기억해 두셔도 좋고, 안 하셔도 나중에 제가 다시 보여드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