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화 잉크가 마르기 전에

26.09.25조회 19,408댓글 2,884

펜은 멈추지 않았다.

카이엔은 서명란 위에 자기 이름의 첫 글자를 썼다. 리에트는 그 글자를 보았다. 삼 년 전 첫날, 그가 서류를 내려다보던 그 각도로 그녀도 지금 서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때 그가 무엇을 보았는지 이제 알 것 같았다. 마른 잉크였다. 오래된 결심이었다.

두 번째 글자.

「폐하.」

부른 것은 리에트가 아니었다. 문가에 마리가 서 있었다. 마리는 서재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 황후궁 시녀가 황제의 서재에 들어오는 일은 없었다. 마리의 손에 접시가 있었다. 삼 년 전 재를 담아 나갔던 그 접시였다. 접시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카이엔은 펜을 들지 않았다. 종이에서 떼지 않았다는 뜻이다. 잉크가 번지고 있었다. 두 번째 글자의 끝이 조금씩 두꺼워졌다.

「서쪽 별궁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마리가 말했다. 리에트는 소매 안의 열쇠를 만졌다. 이백 화, 아니 이 년 전부터 거기 있던 것이었다. 따뜻했다.

「누가.」

카이엔이 물었다. 마리는 리에트를 보았다. 리에트는 카이엔을 보았다. 카이엔은 서류를 보았다.

잉크는 아직 마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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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312화.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댓글은 다 읽고 있습니다. 전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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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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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하차첫 댓글BEST★★★★★26.09.25 00:04
카이엔 이번엔 진짜 서명함? 5화에서 본인 입으로 원칙 얘기해놓고 312화 동안 하나씩 버린 거 세 봤는데 네 개임. 이번 게 다섯 번째면 원칙이 아니라 취향이었던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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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엔서명해★★★★★26.09.25 00:10
두 글자 썼음. 두 글자. 이름이 몇 글자인지 세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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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트지킴이★★★★★26.09.25 00:27
마리!!!!!!! 서쪽 별궁!!!!!! 12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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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폐하만세★★★★★26.09.25 00:44
작가님 댓글 다 읽으신다면서요 그럼 1화하차님 댓글도 다 보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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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은내꺼★★★★★26.09.25 01:01
1화하차 오늘도 첫 댓글임. 312연속. 이쯤 되면 상 줘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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